과거에 저는 매운것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어요. 고등학생 때에는 야자시간에 친구들 3~4명이서 모여 엽기떡볶이 매운맛을 먹고, 대학생 때에는 밤을 새야하는 날 불닭볶음면을 옆에 끼고 살았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매운 것을 달고 살다, 결국 직장생활 2년 만에 제대로 탈이 나고 말았어요. 3주 내내 위염과 장염을 동시에 앓은 뒤로, 이제는 건강을 챙기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꽤나 귀여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주꾸미! 주꾸미라는 이름은 작은 문어를 뜻하는 '죽금(竹禽)'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어요. 주로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에서 잡히는데요, 3~5월 봄철이 제철이죠. 중국, 일본이나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도 주꾸미가 잡히지만, 우리나라만큼 요리 다양성이 많진 않아요.

주꾸미에 대한 이야기는 허준 동의보감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동의보감에는 주꾸미가 속을 편하게 하고 간 기능을 강화하는 음식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요. 미나리와 먹으면 춘곤증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고요. 물론 본문에는 문어, 낙지, 주꾸미 구분 없이 낙지류 정도로 소개되어 있지만, 맥락상 주꾸미라고 유추할 수 있어요.

주꾸미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시점은 1970년대 이후에요. 생각보다 꽤 최근이죠? 냉장 및 냉동 기술이 발달하면서 해산물 유통 범위가 넓어지고, 주꾸미도 전국적으로 소비되기 시작했어요. 이 때를 기점으로 주꾸미볶음, 주꾸미 샤브샤브, 주꾸미 전골 등 다양한 주꾸미 요리가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주꾸미 개체 보호를 위해 산란기(5~8월)에는 주꾸미 소비를 지양하는 문화가 권장되고 있죠. 

사람들이 봄날에 주꾸미를 찾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또한 피로 회복제의 주요 원료인 타우린이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함유돼 있죠. 게다가 지방 함량도 적어서, 많은 양을 섭취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하죠.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이야기는 아마 주꾸미를 보고 한 말이 아닐까 싶네요.